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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콘텐츠/2회 카이로스포럼:선교라는 스캔들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선교 정체성의 논리[박설희]

[제2회 카이로스 포럼: 선교라는 스캔들?!]

선교동원운동의 이데올로기와 정체성 정치(2)

피아 구별(미국, 우리, 이슬람, 북한)의 문제

*제 2회 카이로스 포럼(2011년 2월)에서 발표한 논문을 (웹진형식에 맞게)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각주 및 세부논의는 포럼 자료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주 뉴스앤조이(http://www.newsnjoy.us)에도 4회에 걸쳐 연재되었습니다. 비평루트에서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선교사라는 정체성이 구성되는 문화적 실천이 일련의 실천들 사이의 관계의 결과로써 어떠한 배치를 담론적으로 재현하는가. 이들 단체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견지하고 있는 뚜렷한 갈등 구조는  칼 슈미트가 <정치적인 것의 개념>에서 "정치적인 행동과 동기를 구분할 수 있는 구체적 구분은 친구(아군)와 적을 구분하는 것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을 상기시킨다.

한국 선교사의 정체성이 의미화 되는 조건을 탐색하는 데 있어 아군/적군으로 이분화하는 상상적 관계는 중요한 전제이다. 먼저 '선호되는' 계열로서 세계 강국 미국과 구약성서의 선민 이스라엘 민족과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우리'(아군)를 상상하는 방식 : 선교강국

"한국이 21세기의 외교 강국이 되려면 주변 4대 강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조정자(Coordinator)의 역할을 하는 지수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고 말했다(2002.8.12. 조선일보 8면). … 하나님의 나라 차원에서 사역하는 한국은 선교를 하는 선민 한국으로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고 앞으로 2015년 통일 한국까지 계속되어지는 혼란과 무질서를 한국인 특유의 세계관을 가지고 아시아와 미전도 종족에 이르기까지 전문인 선교를 통해서 전 세계를 변화시키는 문화변혁자로서의  조정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김○○ 박사, 2007년 6월 4일자,<선교 훈련의 핵심가치의 훈련 프로그램화> 글 중에서, 한국선교협의회 웹사이트)

위의 글은 선교 전문가가 해외 선교 훈련의 전략을 논하는 자리에서 강연한 글의 일부이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제2위 선교사 파송국'인 한국(의 개신교)이 세계 선교 지형에서 가지는 역할의 중요성을 말한다거나 해외 선교 운동의 '장자(長子)'인 미국(의 개신교)과의 동료 의식이나 승계 의식을 보여주는 내용은 일반적인 선교 훈련 프로그램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내용이다.

이것은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한국의 지배적인 문화적 질서가 미국이라는 선호하는 국가적 정체성과 공동의 미래를 공유하며 동일시하는 측면을 보여준다. 아래의 글은 인터콥에서 활동하는 선교사가 작성한 칼럼이다. 미국과 동일시하는 경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위한 중심적 역할은 한국계 미국인들을 비롯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영적으로 살아있는 운동을 일으키며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한국계와 중국계이다. … 놀라운 것은 이러한 운동의 영적 진원지는 중국 지하 교회와 한국 교회라는 것이다. 아시아 지역 한복판의 영적 기조가 미국에서 자란 학생들을 미국화시켜 이것을 국제 운동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계 백투예루살렘운동의 실질적 글로벌 네트워킹의 장이 신기하게도 미국이 되고 있다. … 한쪽에서는 미국의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아메리카니즘과 자유와 풍요를 내세운 음녀의 권세가 세계를 강타하도록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마지막 글로벌 백투예루살렘운동을 위해 거대한 연합의 판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선교사, 2010년 6월 11일자, 칼럼 <그리스도의 재림과 마지막 선교 운동>)

이들의 논의를 좀 더 자세히 들어다보면, 미국을 단순히 '아군'으로만 상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을 한쪽으로는 '음녀의 권세'에 놓여 있는 것으로, 일정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제스처는 그들이 미국과의 현실적인 권련 관계를 넘어서기 위한 욕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들은 '순결한' 하나님의 신부로서 10만 선교사 양성 운동을 주창하였다.

이로써 그들은 도덕적 권위의 우위를 차지함으로써 미국을 이기고 그 결과 실질적인 해외 선교의 장자권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을 수 있다는 은밀한 꿈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의식과 관련된 다른 예로는, 위의 인용문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세계 선교의 주도권에 대한 '중국 지하 교회'와의 경쟁의식이 있다. '촛대가 옮겨'(에베소서 2:5)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한국 교회가 해외 선교에 열심을 가져야 한다는 식의 논리이다.

하나님이 항상 민족 단위로 역사했다는 선민의식

인터콥이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 진영의 영향권 아래 여전히 놓여 있다고 보는 김성건은 인터콥이 '한국판 기독교 시온주의'를 대표하는 단체라고 말한다. '기독교 시온주의'는 개신교 근본주의 내의 한 운동으로서 본래 전천년주의로부터 기원한 것이다. 전천년주의는 예수의 재림에 대한 근본주의적/문자주의적 종말론의 일종이며, 전천년주의 신학은 주로 예수의 재림과 관련된 예언과 묵시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은 그들의 종말론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성서구절의 하나이다.

"또 내가 보매 천사가 무저갱의 열쇠와 큰 쇠사슬을 그의 손에 가지고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탄이라 잡아서 천 년 동안 결박하여 무저갱에 던져 넣어 잠그고 그 위에 인봉하여 천 년이 차도록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였는데 그 후에는 반드시 잠깐 놓이리라 또 내가 보좌들을 보니 거기에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 또 내가 보니 예수를 증언함과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목 베임을 당한 자들의 영혼들과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고 그들의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 하니 (그 나머지 죽은 자들은 그 천 년이 차기까지 살지 못하더라) 이는 첫째 부활이라 이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자들은 복이 있고 거룩하도다 둘째 사망이 그들을 다스리는 권세가 없고 도리어 그들이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어 천 년 동안 그리스도와 더불어 왕 노릇 하리라" (요한계시록 20장 1-6절)

전천년주의는 그리스도의 탄생(성육신)과 십자가에서의 수난 이후를 은총의 시대, 교회가 들려지는 휴거 이후를 대환란의 시대로 규정한다. 또한 그리스도가 재림한 뒤에는 선과 악의 싸움인 아마겟돈이 일어나며 천년왕국이 세워진다고 본다. 이후 모든 나라와 사탄의 배반, 백보좌에서의 심판이 일어났다가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린다는 것을 기본 서사로 하고 있다.

예수의 재림의 시기와 예수의 재림이 갖는 의의에 갖는 차이점에 의해서 전천년주의와 후천년주의 또는 무천년주의와 구별되는데, 전천년주의는 후천년주의나 무천년주의자와는 달리,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까지 세상은 점점 더 악으로 치달아, 더 이상 갈 데가 없고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다가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회복된다고 말한다.
 
전천년주의는 문자주의적/근본주의적 특성에 의해 근대국가로서 이스라엘이 현재의 지역에 지난 1948년 수립된 것을 성서적 예언의 성취로 이해한다. 그들에게 이 사건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한 성약(聖約), 창세기 12장 3절의 성취이며, 이스라엘은 아마겟돈의 마지막 전쟁까지 하나님의 행동이 나타나는 중심이 된다고 받아들인다. 이 모든 것이 일어나기 전에 전천년주의자들은 성서적 예언에 따라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인들이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믿는다.

다음의 인용문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BTJ(Back to Jerusalem) 운동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의 성서 무오설에 입각한 근본주의적 성향은 이렇게 성서를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그대로 현실의 정치적 상황들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역사적으로 증폭되고 팽창한 형제 갈등은 1948년 이스라엘 민족이 2천 년 만에 예루살렘으로 복귀하면서 급팽창합니다. 복귀한 이스라엘인들은 '거룩한 예루살렘 성전' 중앙에 놓여 있는 이슬람 황금사원을 보고 소스라칩니다. 참으로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인들은 성전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매일 성전 밖 통곡의 벽에 기대어 통곡의 눈물을 흘립니다. 이후 세계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서방 제국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57개 이슬람 국가의 두 진영으로 완전히 나뉘었습니다." (최○○선교사, 2010년 2월 3일자, 칼럽 <왕의 군대> 중에서)

"하나님은 항상 민족 단위로 역사하셨습니다. 한 사람 아브라함을 향하신 하나님의 약속도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열왕이 네게로 좇아 나리라"라는 것이었습니다(창17:6). (…) 한국 민족을 통하여 모든 민족 구원의 역사를 완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하십니다. 이것은 한국 교회에 속한 우리 모두에게는 하늘의 왕이 주시는 최고의 특권이며 영광입니다. 왕의 영광에 합당한 영성으로 빛의 군대로 승리해야 하는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바로 BTJ(Back To Jerusalem)군대입니다." (강○○선교사, 2010년 7월 1일자, 칼럼 <BTJ 군대의 영성> 중에서)

복음의 서진설로도 불리는 인터콥의 BTJ 운동은 이스라엘 민족의 이동과 함께 개신교 세력이 확장되는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개신교 세력의 확장과 이동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부여받은 그룹은 위의 칼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 민족'이어야 한다. 미국으로부터 건네받은 '복음'과 '구원의 역사'가 이제는 한국 민족을 통해서 중국과 실크로드를 거쳐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에까지 전해지는 것, 그리고 '텅 빈 교회'로 상징되는 유럽으로까지 전진하며 완성하는 일이 바로 한국 민족으로 구성된 'BTJ군대'의 사명인 것이고, 이들의 상징이 가지고 있는 서사인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거룩한 예루살렘'과 '거룩한 곳' '성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서방 제국'과 그 반대편에 놓여진 '이슬람 황금 사원', '가증한 것', '성전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한 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57개의 이슬람 국가'라는 이분된 도식을 살펴 볼 수 있다. 이들이 약속이 성취되어 '천년왕국의 도래'를 목도할 수 있는 '거룩한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넘어서야 하는 세력이 있는데 그것은, 위의 인용문에서는 '이슬람 황금사원'으로도 언표 되기도 했던, 도처에 깔려 있는 막강한 이슬람 국가들이다.

예언의 성취라는 공통의 미래가 이스라엘 민족과의 암묵적 동일시와 성서의 상징적 계보의 공유를 통해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전통적인 정체성 정치가 그러했듯이, 타자들의 배제를 통한 공동 전선을 취하는 전략은 좀 더 절대적이고 완전한 헌신 및 그것과의 동일시를 재생산하게 한다.

'적'(타자)을 배제하는 방식 : 이슬람포비아(Islam-Phobia: 이슬람 공포증, 혐오증)

인터콥 이하 기타 근본주의 성향의 단체들이 어떻게 이슬람을 '공동의 적'으로서 배치하고 구분 짓고 있는지 추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선호하는' 질서와 위계화가 구조화되는 동시에 발생하는 대립과 주변화, 결여의 지점들을 가시화하는 작업이다.

근본주의 성향의 개신교 단체들은, 이슬람 국가와 무슬림 종교 세력들을 동일하게 생각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이미지로 전형화(stereotype)한다.

"이슬람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한국에 이미 1만 5천 명의 이슬람 선교사들이 들어와 활동하고 있다."
"대학가에도 무슬림 유학생들이 '포교'를 위한 목적으로 들어와서 활동하고 있다."
"이주결혼?" "포교를 위한 위장결혼!"
"<CIA 보고서>에 따르면 '이슬람화 8단계 행동전략'에 따라 인구 1%미만인 경우는 평화를 사랑하는 그룹으로 위장하여 잠복하고…, 20%가 넘으면 폭동과 소요사태가 일어나고…, 100%에 이르면 인종청소와 대학살이 시작된다."
([220호 특집 이슬람포비아가 온다] 국내 이슬람, 어떻게 볼 것인가", <뉴스앤조이>)

위의 내용은 2008년 12월 5일(금) 사랑의교회와 <국민일보>, KWMA(한국세계선교협의회)가 주관한 국제 포럼에서 전호진 박사(투아이즈네트워크)와 선교계 유명 인사들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주장들로 최근 국내에 알려졌던 '이슬람의 한국 선교 실상'이다. 당시 한기총을 비롯한 보수적인 교회들은 이들의 주장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국제 포럼이 있은 지 5일 후인 12월 10일,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이슬람포비아(Islamophbia), 실체를 진단한다'는 세미나가 열렸다.

위와 같은 주장들이 사실이 아니거나 왜곡된 견해라는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서다. 소위 '이슬람 괴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급조된 이날 세미나에서 중동 지역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김동문 선교사는 이슬람 관련 정보들이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검증 없이 유포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미 한국사회에 '이슬람포비아'가 어느 정도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한 논쟁이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이슬람 채권법(일명 수쿠크법)과 관련한 개신교계와 정치계의 격렬한 공방이 있다. 2월 임시 국회에서 이슬람채권의 면세혜택을 중심으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개신교계가 ‘낙선 운동’을 운운하면서까지 법안 통과에 거세게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본고는 근본주의 단체인 한기총이 정치계와 벌인 수쿠크법 논쟁을 통해서 어떻게 이슬람국가들이 단일한 이미지로 통합되고 전형화 되어 나타나는지 그 양상을 살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2월 21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내 66개 교단과 19개 단체가 가입한 기독교연합체”인 한기총의 길자연 대표회장은 지난 20일 일요일 예배 도중 “이슬람 국가는 오일머니를 무기로 전 세계를 이슬람화 하겠다는 정책을 갖고 있다. 그중 한 명이 오사마 빈 라덴이다. 뉴욕에서도 9.11 테러를 하지 않았나. 그들에겐 ‘지하드(성전·聖戰)’라는 개념이 있다. 한기총은 이들이 ‘경제 지하드’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길 목사는 ‘한기총이 경제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종교 논리로 접근한다’는 비판에 대해서 “기독교 입장에서 수쿠크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국가 경제를 염려하는 애국적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라며 “이슬람 자본이 대규모로 들어왔다가 종교적 이해관계가 달라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국가에도 커다란 경제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 채권이 갈등을 일으킨 데에는 채권의 발행과 운용을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경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샤리아 위원회’가 한다는 것에 있다. 그들에게는 이슬람채권을 수용하는 것이 이슬람율법인 샤리아의 원칙을 국내에 유입하게 하는 일이 된다. 그들에게 샤리아법의 적용은 “일하지 않고 소득을 얻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수쿠크 투자자들은 이자 대신 배당금을 챙기는 방식으로 이득을 얻도록 하는 것”이 아닌 “이스라엘인, 기독교인, 힌두교, 불교 등 무슬림이 아닌 비무슬림들은 모조리 죽이도록 되어 있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이다. 길 목사 및 한기총에게 이 법안의 통과는 정부가 이슬람 지하 자금을 받기 위해 이슬람을 지지하며, 합법적으로 테러의 위험을 이 땅에 상륙시키는 일이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이것은 돈이 아니라, 이슬람 포교가 수반되는 것으로 매우 위협적인 것이다.

중동 전문가 김동문에 의하면, 이슬람 국가의 모든 은행이 이자를 받지 않는 이슬람 은행이 아니며, 은행 구조와 이슬람 은행 구조가 공존하거나 일반 은행 구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이슬람 채권을 발행하는 이슬람 금용은 모든 이슬람 국가의 몫이 아닐 뿐더러 이슬람 금융의 허브가 되고 있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이슬람 종주국이 아닌 말레이시아라고 한다.

또한 샤리아위원회의는 이슬람 채권 등을 발행한 이슬람 은행이나 이슬람 국가의 금융 당국 산하에 설치되는 것으로 각국의 국법에 적용을 받고 있으며, 전 세계 이슬람 은행을 총괄하는 조직이 아니라고 한다. 강제기구가 아닌 자문기구로서 존재하는 샤리아위원회는 그렇기 때문에 샤리아법 집행 기구 또는 전 세계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관하는 원리주의 조직이라 생각할 수 없으며 이슬람 금융이 '자카트'라는 수익금의 2.5%로 이슬람 국제 테러 조직의 자금 세탁이나 테러 자금을 조달하는 음성적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한기총 측은 이슬람 국가들 간의 차이들을 봉합하고, 경제적 이해관계와 금융시스템의 운영방식을 삭제하였다. 또한 국내에서 벌어지는 이슬람과 관련된 모든 움직임들은 일련의 테러 사건들과 연관 짓고, 포교활동의 목적으로 해석하거나 위협적인 움직임 등의 단일한 이미지로 환원한다. 이렇듯 끊임없이 위기감을 과장하며 유포하고 있는 동기화된(motivated) 기호로서의 ‘이슬람’은 오히려 그들의 거울상이며, 상상적인 것에 가깝다.

한기총이 국내의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국외를 포함한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서도 이슬람포비아는 계속적으로 구성되고 있다. 아래 수록된 두 개의 칼럼은 2010년에 인터콥선교회의 대표이자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총장인 최바울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 갈등은 감당할 수 없는 지구적 갈등으로 증폭되었습니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이슬람 세력을 제어하기 위해 8년 이상 테러와의 전쟁을 전개했지만 속수무책입니다. … 오바마 대통령은 기독교인들이 세운 미국을 기독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절반을 이슬람에게 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세계 제국 미국이 이슬람 앞에 무릎 꿇는 것입니다. 세계 절대 제국 미국이 이슬람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 이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 한편 복음의 역사는 복음의 서진 운동을 계속하며 중국을 넘어서서 마지막 최전방 땅 끝을 향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지나 서진하면 예루살렘까지 거대한 이슬람권입니다. 복음의 서진 운동으로 '영적 도전'에 직면한 이슬람의 신은 강력히 저항합니다. 이로 인해 지금 세계가 혼돈하는 것입니다. 9/11 테러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슬람 세력을 제어하기 위해 테러와의 전쟁에 전력했던 미국과 세계는 급기야 경제 위기를 맞이합니다. … 지금 세계는 국가와 민족을 넘어서는 강력한 문명 세력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나는 물질문명인 자본주의 문명 음녀의 세력이며, 또 하나는 종교문명인 이슬람 문명입니다. 복음의 서진 운동은 지금 한국, 중국을 지나 다시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력한 짐승의 권세로 다가오는 자본주의 세계체제 앞에 교회와 성도들은 세속화하며 무참히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 중국 넘어 예루살렘까지 거대한 권력을 장악한 이슬람의 신은 세계 제국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하며 세계를 혼미케 함으로 지구적인 저항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마지막 시대 지구 영적 전쟁이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후의 전쟁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거대한 영적 전쟁이 될 것입니다. 제국들과 민족들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또한 고난의 시대도 다가올 것입니다. 성도의 권세를 꺾는 짐승의 횡포가 시작될 것입니다." (최○○ 선교사, 2010년 2월 3일자, 칼럼 <왕의 군대> 중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급진 세력이 서구적 근대 교육을 받은, 대중 동원 능력을 가진 엘리트 그룹에 속한다는 점이다. … 개발지상주의 및 성장지상주의에 입각한 서구적 근대화는 결국 지구적 환경 파괴, 인간성 상실, 인간 소외 등으로 이어져 서구적 발전 개념으로는 발전의 한계, 성장의 한계에 도달해 있다 … 서구문명이 한계에 도달했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가? 1400년 동안 경쟁 관계에 있던 또 하나의 보편 문명으로써 세계화 및 세계적 확장을 추구하는 이슬람 문명에 대한 무슬림 지식집단의 기대는 우월감에 젖어있는 서구인들에게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최○○ 선교사, 2007년 9월 4일자. 칼럼 <911사태를 돌아보며: 서구문명의 세계화와 문명의 대결> 중에서)

최바울에게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 혹은 '테러'세력으로 배치되고 있는 '이슬람 세력'은 '막강한 적'이다. 이 글에서 '미국(의 대통령)'은 이러한 거대한 세력에게 속수무책으로 '무릎을 꿇'은 무력한 자로 등장한다. 그에게는,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한 미국발 경제 위기도 이러한 영적 전쟁의 패배로 인한 것이다. '이슬람의 근본주의 운동을 주도하는 급진 세력'은 서구 근대교육을 받았으면서도, 또한 '대중동원능력'도 갖춘 '엘리트 그룹'임과 동시에 서구문명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추구하는 도덕적 세력으로도 등장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자본주의 문명의 음녀 세력'이 아닐 가능성이 있게 되는 것이다. 앞 절에서도 잠시 언급했었지만, '도덕적 권위'를 갖는 것은, 그들의 영적 세계 인식에서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최근에 최바울 선교사는 새로운 주장을 추가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친북 좌파들이 한국의 이슬람화를 획책하는 이슬람 세력과 공동 전선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래서 그는 "한국 교회에 이슬람 세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미국 등의 해외와 국내에서 그만의 독특한 주장을 강연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차원에서 그는 최근 <뉴스파워>에 '한국의 친북 좌파=이슬람 세력의 공동 전선'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기고했고, 해당 칼럼에서는 알카에다 같은 테러에 의지하는 급진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을 '급진 좌파'라고 분류했다고 한다. 그리고 급진 이슬람주의자가 급진 좌파와 동일해 보이는지에 대한 근거로 아부 니달을 사례로 제시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적을 배치하고, 위기를 조장하며,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의 칼럼에는 다음과 같이 썼다.

"알카에다 전신 이슬람 급진 그룹 '아부 니달'(Abu Nidal)이 1990년대 중반까지 평양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던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알카에다 같은 급진 이슬람 세력은 세계 프롤레타리아 인민 해방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급진 좌파 세력과 전략적으로 동맹한다." (최바울 선교사)

위의 인용문을 통해 '북한'은 '급진 좌파'로서 언표 되면서 '급진 이슬람 세력'과 함께 '적'으로서 분명하게 배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은 근본주의 성향의 선교 단체에게도 분명한 선교의 대상이다. 다음은 또 다른 근본주의 단체인 한기총이 어떻게 북한을 포섭하는지, 그리고 왜 그들이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북한은 민족의 범주에 속하는 타자

한국 개신교 해외 선교 운동에는 '북한 선교'가 애매하게 걸쳐져 있다. 아니 북한 선교는 특화된 선교 운동의 형태로 해외 선교 운동에 '포함'되어 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지난 2월 18일 '2010 기독교 박해 지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8년째 기독교 박해 지수 1위" 국가가 북한임을 밝혔다. 기독교 박해 지수 2위와 3위는 대표적인 이슬람국가로 꼽히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로 조사되었다. 북한 선교가 해외 선교 운동 담론 안에서 말해질 때는 세 가지 정도의 분절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북한의 형제 기독교인들에 관한 것이다. 북한은 옛 조선의 성지이자 역사적인 대부흥운동의 진원지인 평양이 있는, "핍박과 고난 가운데서도 50년대 이전 북쪽에 있던 기독교인들과 그 자손들이 신앙을 이어오고 있"는 땅이다. 그들은 여전히 가정 교회와 지하 교회를 통해서 신앙을 지키고 있으며, "탈북하여 다시 전도자로 돌아가는 전도자들로 인해 기독교인들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곳"이다. '순수한 신자' 20만이 있는 북한은 그래서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김성태 목사가 "우리(남한 교회)가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호소하는 데에서 북한은 '동포'로 불리기 전에 "어렵게 신앙하는 기독교인들"로 구성된다. 한국의 개신교가 북한을 사유할 때의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두 번째가 '북한인권법'이 필요한 사람들, 즉 "북한 공산 정권에 갇히고 굶주리고 찢기고 병들어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과 "이를 면하고자 탈북했다가 인신매매나 성폭행으로 인해 태어나 인권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고아 3천명"이다. '굶주린 북한 주민들'과 '고아 3,000명'은 한기총의 성명서에 줄곧 나오는 북한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에게는 '순수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과 구제 사업이 선교 활동으로써 진행된다.

세 번째는 근본주의적 성향의 선교 단체들에게서 더욱 도드라지게 구별되는 층위로서 "김정일 추종세력"이나 "적화야욕을 한시도 버린 적이 없는 북한"이 그것이다. 한기총은 북한을 상대할 때, 민족 복음화의 사명의 일환으로 대하는데, 세 번째 층위에 속하는 이들을 철저하게 색출하고 또한 배격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천안함 장병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의 모든 태만과 무사안일을 반성하고 우리사회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국토방위태세를 재확립하고, 안보의식을 다지고 국민 대단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 길만이 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침몰의 원인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나더라도 무력응징만큼은 피해주기 바랍니다. 그 대신 무력응징을 제외한 모든 단호한 대응을 총동원해주기 바랍니다. 해이해진 국방태세를 강화하고 다시는 김정일 추종세력이 한국사회 내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이번 기회에 북한인권법 제정, 한미연합사 존치 등 법적 제도적 정비에도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랍니다." (한기총성명서, "천안함 장병의 희생을 결코 헛되지 않게 만듭시다" 2010년 4월 25일자에서)

"… 중국에서 탈북 여성 등에게서 태어나 국적이 없는 아동들이 3,000명이나 되는데 그들을 입양하는 법도 북한인권법과 함께 이번 회기에 처리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손 대표는 "취지는 십분 이해한다"며 "북한의 핵개발과 세습은 분명히 잘못되었으며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그렇다고 상대를 안 하거나 욕만 하면서 상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 신뢰의 환경을 만들어서 실제적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가자는 것"이라며 "목사님들의 지적을 유념하여 야당으로서 할 일을 하겠다"고 답했다. (한기총 홍보부, 2010년 10월 18일자, "한기총,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북한인권' 의견 교환"중에서)

하지만 그들에게는 여전히 '인도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할 첫 번째와 두 번째 층위로서의 북한이 있기에 북한을 상대한 인권 활동과 선교 활동은 한기총의 주요한 사업이 되는 것이다. 북한은 민족의 범주에 속하는 타자이다. 궁극적인 '민족복음화'와 '국민대단합'을 위해서 말이다.


박설희/카이로스 연구원
현재 중앙대 문화연구(학)과에서 석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관심분야는 문화연구와 페미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선교운동 및 정책, 종교와 젠더 등이다.
(to_dasom@naver.com / Twitter @ n52ll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