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3. 반(反)주권, 반(反)신학의 사상가 스피노자 (1) 유대교적 배경 스피노자는 1632년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 미카엘은 1600년경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카톨릭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네덜란드로 이주한 ‘새파르디[마라노] 유대인’의 한 명이었다. 새파르디 유대인들은 남부 유럽에서 상당부분 유대교의 전통을 상실한 채 몇 세대를 지나왔기 때문에 이주 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네덜란드에서 민족과 종교의 정체성을 복원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이들은 동유럽에서 이주해온 ‘아슈케나지 유대인’들이 보존해온 탈무드와 카발라에 입각한 종교활동과 신앙교육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상업활동을 통해 부를 축적했으며, 세속적이고 인문적 성향이 강했던 새파르디 유대인에게 농촌지역을 배경으로 한 아슈케나지 유대교의 신비주의적인 교리는 잘 맞지 않았다. .. 더보기 토머스 머튼의 『명상이란 무엇인가』 - 영적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서기 - 이원석ㅣ카이로스 회원 머튼, 그는 가톨릭 영성사에 빛나는 거목이다. 그의 삶과 재능은 영성을 중심으로 활짝 만개했다. 문자 그대로 교회를 위한 선물이다. 우리는 머튼의 작품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머튼의 현실은 나웬의 이상이다. 나웬이 바라던 경지를 머튼은 살았다(물론 나웬의 말년을 염두에 둔다면, 과장된 표현일 지도 모른다). 물론 머튼이나 나웬 모두 직관적이고, 따라서 그들의 글은 모두 핵심을 찌른다. 나웬과 머튼의 저작이 대부분 그 두께가 얇은 이유이다. 그런데 둘이 겨냥하는 과녁이 다르다. 나웬의 글은 우리의 현실을 되새기게 해준다. 반면 머튼의 글은 우리가 가야할 곳을 곧바로 보여준다. 그의 책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영적 도전을 경험한다. 머튼의 .. 더보기 기독교 세계관, 이데올로기, 신학에 대한 단상 * IVF복음주의연구소 주최 '아볼로 포럼'에 대한 간략한 소회 정정훈 l 카이로스 회원 기독교 세계관론자들은 세계관을 세계에 대한 특정한 이해의 틀이라는 식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는 송인규 교수처럼 인식론적 함의를 강조할 수도 있고, 아니면 세계에 대한 지적이거나 감응적인 반응양식의 전반을 강조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이러한 세계관 정의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주체의 세계 내적 위치라는 문제가 충분히 밝혀져 있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수용할만한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텍스트들을 좀더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가설적인 수준에서는, 이러한 세계관 정의는 알튀세르 이후의 이데올로기 개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알튀세르는 이데올로기가 단순히 '허위의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고 .. 더보기 I-2. 17세기 네덜란드의 주권적 신학체제와 신학적 주권체제 (1) 관용 속에서의 갈등 앞 장에서 언급했듯이,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종교와 사상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된 국가였다. 때문에 종교개혁 이후 탄압받는 여러 분파들은 네덜란드에서 그 안식처를 찾았고, 스페인과 동유럽의 유태인들 역시 이단사냥을 피해 네덜란드로 몰려들었다. 각자의 양심의 자유와 내면적 신앙은 불가침의 영역으로서 존중되었다. 네덜란드의 종교 개혁은 기본적으로 종교적인 동기와 함께 에라스무스로 대표되는 인문정신에 기반을 둔 것이었고, 중앙집권적이고 일원적인 정치질서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한 종파가 ‘국교’가 되어 완전히 정치와 사회를 장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17세기 유럽의 상황에서 ‘상대적’인 현상일 뿐이었다. 네덜란드 역시 종교전쟁이 유럽을 휩쓸던 “17.. 더보기 이전 1 ··· 53 54 55 56 57 58 59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