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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콘텐츠/trans-post-christianities

2010 기독교사회포럼 신앙고백문


2010 기독교사회포럼 신앙고백문

   
하나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각자의 선교현장에서 일하던 우리들은 2010년 4월 26일에서 28일까지 “기독교 사회운동의 성찰과 희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독교사회포럼으로 모였다. 이 포럼은 2004년 “기독교 사회운동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한 이래, 사회선교관련단체와 연구기관, 목회자들과 신도, 여성과 청년학생 그리고 전통적으로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라고 구분되어 활동하던 사람들이 함께 모여 모든 것을 뛰어넘어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 연대망을 구성하게 되었다. 그동안 기독교사회포럼은 사회선교사들의 연대의 재확인과 사회선교 방향의 재구성을 위한 통합적인 논의의 장이자 교육훈련의 장이었고, 위로와 격려의 장이자 새로운 방향을 제안하는 가능성의 장이었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온 세계를 통하여 활동하시기에, 온 세계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활동을 목격하고 증언하는 사람들인 사회선교사로 우리를 부르셨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특히 이 사회 속에서 소외받고, 억눌리고, 아파하며, 슬피우는 자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몸으로 오셨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막힌 것을 허물고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영이 오늘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일상적인 생활양식을 통해 영성적인 공명을 이루는 사회선교라는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한다. 우리는 기독교사회포럼 기간 동안 다양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선교를 위한 공통된 지평을 나누어 가지게 되었으며, 이를 생활 양식을 통한 충실성으로 지며리(차분하고 꾸준하고 탐탁한 모양이라는 우리말) 지켜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1. 우리는 그동안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를 전혀 별개로 분리시켜왔던 일이 오해로 비롯된 비성경적인 행위였음을 고백한다. 복음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에큐메니칼해야 하며, 에큐메니칼은 복음을 떠나서는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거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을 대립적으로 이해했던 것은 복음의 온전성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다. 복음은 개인과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2. 우리는 사회복음이란 없다고 고백한다. 복음 자체가 사회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회선교란 없다고 고백한다. 선교 자체가 사회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의 현대사 속에는 복음과 사회복음, 선교와 사회선교를 구분해서 사용해왔던 전통이 있었다. 이는 복음과 선교의 본질이 사회적임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대다수가 복음과 선교를 사회적으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는 여전히 사회복음과 사회선교라는 말이 유효함을 지적한다.

 

3. 우리는 온 세계가 하나님의 것임을 고백한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땅과 물, 그리고 공기와 온도 등 그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잠시 맡겨주신 것이며,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고 고백한다. 이 땅과 물, 공기와 온도 등을 훼손시키는 행위는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며 비기독교적인 행위인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생태계 보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하천생태계를 파괴하고 멸종 위기의 어류를 죽이는 것이며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더군다나 현재 4대강 사업은 합당한 절차, 국민적인 논의와 의견 수렴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를 저지하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이며 이 시대의 선교과제임을 고백한다.
 

4. 우리는 하나님께서 원하시기만 하면 ‘돌맹이도 소리지르게’(눅 19.40)하실 수 있다고 고백한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이방인 왕 고레스도 사용하신 것처럼(사 44.28), 공공선(公共善)을 위해서는 그 사람의 종교에 상관없이 들어서 사용하신다. 우리 사회의 공공선을 위한 정치지도자를 뽑는 일은 그의 종교와 상관없이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의 방향과 정직성, 충실성을 기준으로 선택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오늘날과 같은 현실에서는 한국사회 정치에 가망이 없다는 냉소적인 태도로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자기 이익을 위해 권력을 소유하려는 자들의 바람을 충족시켜주는 일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5. 우리는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요 1.5)는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고백한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분단 상황을 정치적 술수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천안함 사건에서 보듯이 무엇이 사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계속하고 있는 세력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천안함 사건에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바라는 것은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서, 사건의 원인제공자들과 이 사건을 막아내지 못한 사람들이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으로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과 남아있는 유가족들의 비통하고 상한 마음이 위로받는 것이다.

 

6. 우리는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도구이며, 세상가운데 있는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 가운데 있는 그리스도의 발을 씻겨주는 ‘인간의 종’이라고 고백한다. 종으로서의 교회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기 위한 거대한 건축물을 세우기 보다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자”(마 25.45)를 위해 존재해야한다. 하나님의 정의, 평화, 생명을 이 땅에 실현하는 노력을 모든 일에서 보여주지 않는 공동체는 기독교를 빙자한 사업체이거나, 맘몬의 숭배자이지 교회가 아니라고 고백한다.

 

7.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신비와 예언, 영성과 행동, 기도와 정치가 하나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해 충실하게 사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한 지체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우리의 삶을 끊임없이 개혁하고, 바꾸어나가고자 한다. 우리는 이론과 실천, 개인과 체계, 초월과 일상을 동시에 지향하며 그 긴장을 오래두고 묵힘으로서 삶의 양식을 통해 우러나오는 영성적인 공명이 신앙의 성경적인 뿌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고백한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선교사들은 우리 시대에 가장 절실한 것은 복음 선포인 케리그마Kerygma, 정의를 위한 봉사인 디아코니아Diakonia, 성령의 은사를 경험하는 카리스마charisma, 심지어 권력에 대한 도전인 프로페테이아Propheteia만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세상을 위해 생명을 바치라는 부르심인 코이노니아Koinonia임을 고백한다. 우리는 각자 선교 현장에서 함께 살고 호흡하며 사랑하는 신앙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모든 것의 기초임을 고백한다.

 

2010 기독교사회포럼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