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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루트 제 7호 정의(Justice)를 발간하며, "Los amantes" by Oswaldo Guayasamin “공공연한 논쟁을 회피한 인간은 개인적 미덕이라는 피난처에 도달한다. 그는 도둑질하지 않고, 살인하지 않고, 간음하지 않고, 힘을 다해 선을 행한다. 하지만 공공성을 임의로 포기한 그는 자신을 갈등에서 보호해주는 한계선을 정확하게 지킬 줄 안다. 따라서 그는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불의 앞에서 눈과 귀를 닫을 수밖에 없다. 세상 안의 책임적 행동 때문에 자신의 개인적인 순수성이 더럽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는 반드시 자기기만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비록 그가 온갖 일을 행하더라도, 자신이 행하지 않은 일 때문에 평안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는 이러한 불안 때문에 파멸하거나, 가장 위선적인 바리새인이 될 것이다.” - 본회퍼의 윤리학 중 - .. 더보기
유신과 함께 온 그리스도의 계절: 박정희와 김준곤 박정희와 김준곤의 만남 김준곤 목사는 초교파 선교단체인 CCC를 설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준곤 목사는 1950년대 중반에 풀러신학교를 다녔고, 여기에서 CCC의 창립자인 빌 브라이트(Bill Bright))를 만나게 되었다. 1958년에 귀국한 김준곤 목사는 CCC를 설립하면서 CCC의 초대 대표가 되었다. CCC는 1960년대에 ‘오늘의 학원복음화, 내일의 세계복음화’를 모토로 하였고, 1970년대에 ‘민족복음화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1970~80년대에 일본 도쿄의 외신기자 클럽에 소속돼 당시 군사독재체제하의 한국을 취재했던 미국 언론인 짐 스탠츨(Jim Stentzel)의 평가에 의하면, CCC는 박정희 정권의 독재와 억압에 대한 가장 든든한 지지자였다고 한다(주1). 짐 스탠츨은 1960년대.. 더보기
통치성(Governmentality)이란 무엇인가? 이 글은 지난 9월 비평루트 재발간호에 실었던 “신자유주의 시대, 어느 개신교 청년의 회심과 정체성에 대한 단상”의 후속 연재 글입니다. 현재 연재되고 있는 논문의 핵심적인 이론 틀인 “신자유주의적 통치성”의 세 꼭지 중 첫 꼭지인 “통치성(governmentality)이란 무엇인가?”를 이 지면에 맞게 요약/정리하였습니다. 이 글을 통해 통치성 개념이 의미하는 바와 이 개념이 푸코의 권력 이해에 있어 차지하는 위상, 마지막으로 이 개념이 신자유주의적 질서의 분석에 가지는 의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갑질의 기원: 푸코의 ‘통치성’ 이론에 기대서서 신자유주의는 어떤 특정한 시대와 분절되어 등장한 새로운 이데올로기나 체제가 아니다.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이는 자유주의.. 더보기
정의에 대한 짧은 스케치. 정의에 대한 짧은 스케치 작성자: Francis 1. 들어가며 아우구스티누스는 에서 “정의(Justice)를 배제한다면 왕국과 강도 집단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국가와 강도집단은 동일하게 무력을 씁니다. 그러나 국가의 이 무력(공권력) 사용이 정당화 되는 것은 바로 정의를 수호하며, 정의에 따라 그 공권력을 사용할 때 국가는 강도집단과 구별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사법부를 표시할 때 ‘JUSTICE’를 붙여 표기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의는 법의 이념적 차원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으면서 법보다 더 넓으며 강한 도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술하면, 정의는 객관적으로는 법의 내용이 옳음을 뜻하고, 주관적으로는 한 인격의 공정성을 뜻하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정의에 대하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