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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국가권력은 담벼락을 넘어 개인의 집에 침입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집은 가장 은밀한 사적 공간이며, 동시에 가장 자유로운 공간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모두의 일 즉 공적인 일인 정치는 공론의 장소에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공론장은 이성의 공적인 사용 즉 공적 이성을 갖고 개인들이 참여함을 전제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공론장은 공적 이성으로 튼튼히 세워지기보다 사적 이성의 사익 추구에 의해 오염되곤 합니다. 그리고 때론 공론장 자체를 한 주체가 차지하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시도는 정치권력, 경제권력, 문화권력등 각종 권력을 가진 자에 의해 자행되기도 하고, 때론 무지와 두려움에 사로잡힌 이들에 의해 그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성적 대화보다는 강제적 설득으로 예와 아니오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강압에 놓이기도 합니다. 종북(아직까지 실체나 특정인물로 확정된 적이 없고, 그것이 위법인지도 판정된 적이 없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의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유령 같은 단어로서 이 단어가 활용되는 사회의 문법적 차원에서)이냐 아니냐는 종북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정권을 지지하는 종박이냐 아니냐로 판가름 받습니다. 즉 사회체제의 수호는 정권수호의 레토릭으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입니다. 이런 역전현상은 사회 곳곳에 있습니다.

일베의 한 무리들이 광화문이라는 공론장에서 의사를 표시하던 이들을 조롱하던 일과 서북청년단의 부활에 의해 공론장소를 침탈하려는 짐승과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2011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으로 판명된 경찰의 차벽과 집회 참가자와 시민들을 분리시켜 집회내용과 집회장소의 접근을 방해하는 것 역시 위헌이라는 2003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경찰이라는 행정권력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니다. 경찰이라는 작은 행정권력마저 이미 헌법 위에 있습니다.

또한 헌법 제7조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규정은 정권의 봉사자로 탈바꿈한지 오래입니다. 아니 일제 강점기의 순사의 역사 때부터 어쩌면 경찰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규정을 온전히 지킨 적이 있는지 항상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적어도 개신교와 가톨릭 경찰 그리고 경목들은 경찰이 지키라는 헌법의 명령과 하지 말라는 헌법재판소의 명령을 따르고 있는지 하나님 앞에서 믿음의 양심을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취임식 때 헌법을 준수한다는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을 따르지 않는 반헌법정부이고, 위헌정부라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 듯 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공론장의 왜곡과 침탈뿐만 아니라 공론장에서 동등한 대화의 참여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바로 우리 사회의 여러 차원에서 배제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분화된 사회체제에서 배제되어 있고, 도덕관념을 쓴 이념에 의해 배제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자아의 인격을 구성하는 다면체 중 한 인격적 측면에 있어 침묵을 강요받고, 이런 침묵 때문에 온전한 인격으로 사회를 구성하는 다성성이 되기 보다, 침묵과 배제로 강압하는 이들과 섞인 혼성성으로 살아가기를 강요받습니다. 공론장은 이 혼성성이 정말 옳은가?와 좋은가? 그리고 아름다운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비평루트 제10호는 제3회 카이로스포럼 공공의 적, 공공의 신특집호로 꾸며졌습니다. 공론장을 통한 대화의 중요성은 사실 공적 이성의 사용에 의한 주체의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공동체의 주체적 구성과 합의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대화가 사라진 곳은 언제나 폭력이 시작된다는 평범한 진리의 차원에서 더욱 중요함을 갖습니다.

비평루트가 하나의 공론장을 형성하고 더욱 많은 분들과 함께, 그리고 많은 분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수 있는 장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많이들 읽어봐 주시고, 많은 사랑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106일 월요일

어두운 가을밤 

비평루트 편집장 오민용 드림 

salt73@daum.net

 10호 내용

1.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과 공공신학
2. 현재 한국개신교는 어떤 의미에서 공적 종교인가?: 하버마스의 후기세속사회론과 카사노바의 공적 종교론을 중심으로
3. 한국개신교가 광장으로 나온 까닭은?
4. 한국개신교 진영의 "공공성" 개념 사용 비판
5. 공공성 독점에 대한 적대적 투쟁 장소로서의 공론장
6. 공론장의 투쟁 수단 또는 의사소통의 형식으로서의 종교적 퍼포먼스
7. 광장에 선 호모포비아: 보수개신교의 성소수자 차별운동의 공공성 획득 전략
8. 동성애를 "존중"하는 "착한" 기독교의 역설
9. 동성애 적대적/우호적 집단의 감정과 의례
10. 성소수자의 자긍심은 사랑할 수 없나?
11.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과 공공신학"에 대한 토론문
12. "광장에 선 호모포비아?: 후기 세속사회 공론장에서의 공공성 투쟁" 토론문
13. "개신교의 동성애 논쟁: 적대적/우호적 집단의 감정과 의례"에 대한 토론문
14. 제3회 카이로스 포럼 "공공의 적, 공공의 신" 종합토론 정리+현장사진
15. 지금 왜 ‘사회적인 것’인가?: ‘일베’를 통해 보는 '사회적인 것'과 ‘새로운 사회문제’
16. 춤이 된 세월호
17. 9/11 테러 13주기, [9․11의 희생양]을 다시 펴보며
18. 서북청년회의 개신교적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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