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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 Baldung, Death and the Maiden, 1517>




이성은 근대의 서곡을 여는 개념 이였습니다. 그리고 이성은 현대의 사회체제의 근본이 되는 기능을 담담합니다. 비이성적인 것은 당연히 사회에서 거부당합니다. 하지만 이성은 형이상학의 대상도 아니고 관념도 아니며 개념도 아닙니다. 이성은 민주사회에서 자신의 주장을 논거지음 하는 곳에서 자리를 잡고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이성은 각 체계에 따라 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현대사회에서 이성과 가장 밀접하다 여겨지는 곳 중 하나는 바로 정치입니다. 정치는 공적이성을 통해 모두의 일을 함께 처리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칸트 이래로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됨으로써 개별적 존엄성을 획득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성 안에서의 자유를 통한 의견과 의지의 형성 및 실현은 민주사회의 기본도덕으로 성립되었습니다.


그 기본도덕의 자연상태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와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 기본도덕은 헌법과 정치의 기본전제를 이룹니다. 따라서 대화를 통한 이해지향적 행위와 이에 따른 동의가 없는 행위는 민주헌법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가 됩니다. 이 기본도덕의 제도화는 각국 헌법에 대개 표현의 자유과 집회 시위의 자유 등으로 조문화되어 있습니다. 민주사회가 발전할수록 이와 같은 자유의 권리는 규범차원과 사회차원에서 최적화된 모습으로 온전히 보장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자유의 권리권리의 자유를 통해 보장됩니다. 따라서 온전한 민주주의 척도는 바로 이 두 차원의 관계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말함을 자유롭게 보장합니다. 하지만 독재사회에 가까울수록 권리의 자유는 억압되고, 자유의 권리는 형행화됩니다. 이 징조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법의 집행기관으로서 행정기관인 경찰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여 법을 무력화시키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하루 종일 반복하는 단어는 이미 정권에 의해 선점된 단어들입니다. 시민사회나 공론장에서 인간으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단어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실체 없는 모호한 단어들이 이성적 사고와 판단 그리고 대화를 찢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권과 정권에 빌붙어 호가호위하기 위한 자들에 의해 선점된 단어들이 사회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은 끊임없이 시민들을 대립하게 만들고, 그 와중에 모리배들은 

국가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성을 파괴하는 정치는 이념에 대한 종교적 광신을 이성의 자리에 갖다 놓습니다. 그것은 끊임없는 색깔론과 이념적 낙인으로 국민을 적으로 만드는 정치를 작동하게 합니다. 이성적 사고, 즉 반성과 성찰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이런 환경의 조성은 결국 비이성적 정치 상황을 통한 지배의 공고화기획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비이성적인 정치는 거짓 정치입니다. 그리고 거짓 정치는 나쁜 정치입니다. 그 나쁜 정치는 역사상 전제정치 또는 독재정치라는 여러 모습으로 역사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반복되지 않을 것 같은 역사가 2015년 대한민국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거짓 정치는 정치의 한 양태가 아니라, 정치 자체가 아닙니다.


세월호 안에서 국민들이 죽어 갈 때, 그리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국민 9명의 바다 속 1년을 생각할 때, 돌들이 외치기 전에,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입을 열어 이렇게 외치는 글쓰기라도 비평루트는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비평루트를 통해 함께 외치는 소리가 날로 커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부모이며 자식이자 형제자매인

세월호 가족들의 광화문 416시간 절규와 탄식, 간구와 눈물을 함께 하며


2015년 3월 마지막 날 

비평루트 편집장 오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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