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루트 2호(2010년 3월)의 주제는 "그 신화들 너머의 기독교"입니다. 이번 호에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글은 마르셀(이 안 어울리는 필명을 반드시 쓰셔야겠다고...)의 "윌버포스 신화 벗기기"와 정정훈의 "2100억짜리 교회가 진짜 문제인가?"입니다. 윌리엄 윌버포스는 특히 복음주의 권에서 기독교 정치인의 영웅적 표상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평생을 걸고 노예를 해방시킨 정치인, Amazing Grace의 존 뉴튼을 멘토로 모신 신실한 신앙인이라는 이미지는 오늘날 많은 신앙인들의 사표가 되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또 하나의 모습, 대영'제국'의 정치가이며 보수주의자의 면모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르셀은 윌버포스를 당시의 상황 뿐 아니라 오늘날 선교에 대한 질문 속으로 끌고 들어와 '신화 벗기기'를 시도합니다. 단순히 '영웅인 줄 알았더니 나쁜 놈이네'라는 반응을 넘어 진지하게 신앙함이란, 그리고 선교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글입니다.
정정훈의 글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랑의교회 건축이 단지 '건축'의 문제인 것 뿐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그는 이 글에서 '제자훈련'이라는 한국 교회의 또 다른 신화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련된 중산계급 재생산의 도구는 혹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지난 2007년부터 큰 논란을 빚었던 이랜드 사태의 정점에는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을 통해 배출된 '수제자'인 박성수 회장이 있습니다. 그를 통해 정정훈은 과연 제자훈련이 무엇인지를 되묻고 있습니다. 이 글은 비록 짧은 문제제기에 그치고 있지만 연구집단 CAIROS의 사회학도들을 중심으로 올 상반기 안에 이 주제 - 평신도 동원, 계급재생산, 자기계발과 제자훈련 등 - 에 대한 연구물이 나올 예정입니다. 관심을 갖고 기다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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